11월은 11일은 그 날짜가 꽤 유니크한만큼 - 1이 4번이나 겹치니까 -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는 것은 역시 빼빼로 데이겠지요.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현재는 대대적인 마케팅이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90년대 초반 경남 지역의 여중생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지자'라는 뜻에서 학교 사람들에게 나눠준데에서 생겨났다고도 하더군요.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이미 빼빼로 데이는 발렌타인데이급으로 알려져있지요.

 

 하지만 솔로분들의 현실도피적 외침으로 인해 이제는 농업인의 날도 꽤 많이 알려져있는 상황입니다. 十一월 十一일을 아래로 쓰면 土월 土일이 되어 흙은 농업의 터전이 된다는데서 생겨난 것이 농사의 날이지요.

 

 그리고 그 뒤를 치고 올라오는 것이 가래떡 데이입니다. 빼빼로 데이를 타도하고자 만들어 진 것 같은데 정부에서도 열심히 밀고있는 날이지요. 하지만 솔직히 빼빼로 데이의 아성을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일 같습니다. 쉽게 부서지는 빼빼로보다는 착 달라붙은 가래떡을 선물하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지만 상식적으로 가래떡을 쑥 내밀면서 '좋아합니다'라고 말해도 전혀 분위기가 안 살것 같거든요. 뭐, 빼빼로 데이때만 등장하는 한정판 빼빼로처럼 포장하고나면 좀 나려나… 싶기도 하지만 가래떡의 최대 단점은 홈메이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니까요. 연인의 홈메이드 빼빼로는 좀 우월합니다.

 

 이외에도 1이라는 외형에서 얻는 이미지를 통한 여러 상술적 데이들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중 '넥타이 데이'라는 것만 봐도 작년 한 의류브랜드가 처음 내놓은 것인데 틈새 시장을 공략해 이 브랜드의 넥타이를 하나 구입하면 하나를 더 준다는 '1+1행사'지만, '애들은 가라, 빼빼로나 먹던가…'라는 도발적인 카피의 광고로 30대 이상 회사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한 쌀국수 체인점이 전파하고 있는 '젓가락 데이'와 한 장어구이 체인점이 3년 전 만든 '장어 데이'도 11월 11일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입니다. 또한 오덕슈퍼로봇대전 매니아들에게는 11월 11일 B형이라는 특수 생일 때문에 슈퍼로봇대전의 PD인 테라다의 생이로 기억되고 있을테고 온라인 게이머들은 아이온 오픈 베타날이라고 기다리고 있지요. 그리고 사족을 더 붙여보자면 국내에서는 고이즈미보다 유명한 일본인이라 일컬어지는 유명 AV 배우 아오이 소라(蒼井 そら)의 생일입니다(…).

 

 어흠, 이처럼 수많은 뜻을 지니게 된 11월 11일은 결국 자신이 어떤 날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네요. 애인에게 자그마한 이벤트를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할 찬스를 만들고 싶으면 빼빼로 데이나 가래떡 데이라 부르는거고 농부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갖고자 한다면 농업인의 날이라 부르며 아오이 소라의 팬이면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이겠지요. …뭐, 저는 일단 빼빼로 데이를 문자로 챙기기는 했는데 일 나가는 건 변하지 않네요ㅠ.ㅠ 정부님 11월 11일 좀 공휴일로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