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에피소드

 어제 포스팅에서 살짜쿵 언급했듯이 투니버스에서 방영중인 개루리 중사 케로로는 상당히 로컬라이징이 잘 되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사의 번역이나 - 물론 건담의 고유명사인 뉴타입을 새로운 타입이라 번역하는 등의 오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 자막처리 같은 것이 상당히 깔끔하게 되어있으며 딱히 거부감이 들지 않게합니다. 무엇보다 애초에 패러디가 굉장히 짙은 작품이기에 패러디를 살리면서 로컬화한다는 것이 꽤 힘든데도 불구하고 투니버스는 '왼손은 거들뿐'의 패러디를 위해 도로로의 성우에 강수진씨를 기용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최대한 패러디를 이해할 수 있는 방면으로 노력합니다.

 

 거기에 투니버스판 케로로에는 국내 오리지널 성우 장난을 섞어 더빙판만의 재미를 부가하고 있는데요. 예전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다다다'의 주인공인 카나타를 민우주로 개명하며 성우는 이미자씨가 맡으셨는데 케로로에서의 주인공 후유키 역시 우주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이미자씨가 성우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두 작품에서 우주를 좋아하는 캐릭터인 나라와 크리스 역시 이현진씨로 성우가 동일합니다. 거기다 크리스와 나라는 주인공을 좋아하고 부잣집 아가씨이며 이중인격을 지닌 부분까지 닮아있습니다. 물론(?) 두 캐릭터의 집사를 맡고 있는 성우 역시 손종환씨로 동일합니다.

 

 무엇보다 케로로를 보던 도중 로컬라이징의 극치를 느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대충 기로로가 휴가를 떠나서 고구마를 키웠다라는 식의 에피소드였지요. 이 에피소드 원작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모두가 기로로가 키운 고구마를 먹으며 맛있다고 하자 기로로가 "그거야 손수 재배해서 다른거야"라고 말하는 도중 쿠루루가 방구를 끼며 "실례, 고구마 먹고 뿡이야"라고 말하는 평범한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방영분은 부분의 대사가 절묘하게 바뀌어있습니다.

 

 모두가 맛있다고 하자 기로로가 말하기를

 

 "내가 가꿔서 그래, 고구마 팀의 체력을 책임진다, 뿌뿌뿡!"

 

 라고 말하지요. 그 후 이어지는 쿠루루의 "미안, 고구마 먹고 뿌뿌뿡." 듣고 뿜었습니다. 원작 대사의 의미를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뿌뿌뿡 사건의 성우와 기로로의 성우가 시영준씨로 동일하다는 것을 이용한 절묘한 성우개그를 넣었을 줄은 생각도 못했으니까요. 정말이지 '케로로 로컬라이징 센스에 전미가 울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센스있는 로컬라이징이었습니다.